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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콩콩아, 처음이자 마지막인 내 반려견 너를 보내는 날

꼬무무 2021. 1. 7.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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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콩콩아, 처음이자 마지막인 내 반려견 너를 보내는 날

 

 

 

주말에 너에게 주려고 열심히 황태포 갈아서 황태 가루 만들어왔는데

너 속상하게 한입도 못 먹더라

성격은 까칠해도 밥은 잘 먹던 넌데

사람 먹는 거 먹고 싶어서 식탁 아래서 나도 달라고 손으로 톡톡 자꾸 날 치던 넌데

엄마가 맛있는 간식을 줘도, 고기를 줘도, 물을 손에 찍어줘도 하나도 못 먹더라

너랑 함께 했던 날들을 잊을까 봐

그리고 오늘을 잊을까 봐 글을 쓰고 있어

오늘은 1월 7일 지금은 5시 22분이고 우리 콩콩이는 2시 40분에 하늘나라로 가버렸어

사실 며칠 전부터 죽을 거 같았어

잘 서있지도 못하고 숨 쉬는 것도 힘들어하고

퇴근하고 오면 항상 반겨주던 넌데 나와보지도 않더라

그런데 어제는 어떻게 계단 올라가서 내 침대에 올라가 있던 건지

너도 너 죽을 거 알고 있었던 거야? 무섭지 않았어?

어떻게 그렇게 가족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치고

집 군데군데 냄새 맡고 그러고 간 거야

강아지가 똥을 못 싸기 시작하면 정말 죽는 거라고 하던데

너 왜 오늘 똥 쌌어.. 조금 안심했었는데 이렇게 가면 어떻게 해

너무 이기적인가 너 아파하는 거 보고 싶지 않은데

내 옆에 조금 더 오래 있어줬으면 좋겠어

미안해

 

 

우리 그렇게 춥지 않은 겨울에 산책 나갔었잖아

예전 같으면 토끼처럼 귀를 팔락팔락 거리며 뛰여 다니던 넌데

내가 앞으로 우다다 뛰여 가면 우다다 따라오던 넌데

내가 콩콩아 이리 왕~~~ 아무리 불러도 몇 걸음 터널 터널 걷다고 걷지 못해서

같이 산책하려고 유모차 샀는데

우리 그거 한 번밖에 못 탔잖아

봄까지만 더 살아주지

산책 한 번만 같이 더 나가주지

 

사랑해 콩콩아 너무 사랑해

죽어있는 너를 보면 편안하게 잠든거같다가도

냄새를 맡아보면 평소 같은 냄새가 안 나

고소한 냄새도 나고 약간 구리구리한 콩콩이 냄새가 있었는데

그게 안나더라

똥이 줄줄 나오고 고개는 축 쳐지고

 

며칠 전에 죽을 거 같아서

가족들한테 말해놨어

콩콩이 죽으면 굳기 전에 눈도 감기고 똥도 닦아주고 심폐소생술 하지 말자고..

우리 콩콩이 편히 보내주자고 언니 잘했지?

미안해 콩콩아 콩콩이 어디 아픈지 얼마나 아픈지 몰라줘서 미안해

그리고 너무 사랑해

너 없는 집은 너무 이상할 거 같아

너무 텅 빈 느낌일 거 같아..

 

나중에 언니 결혼해서 아기 낳으면 언니 애기로 다시 와주면 안 될까

진짜 죽음이라는 게 너무 허망하다

왜 강아지 수명은 이리 짧을까

우리 콩콩이는 언니한테 일상이었는데

이 빈 공간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냥 사랑해 너무 사랑해

다음에 또 언니한테 와줘

너무 사랑해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며칠 전에 저도 강아지 갈꺼같아서 검색도 많이 해보고

친구에게도 물어봤는데요

강아지 죽는 날 느낌이 와요

막 눈 마주쳐서 눈동자에 우리를 담으려는 듯이 쳐다보고요

달라요 평소랑.. 잘해주세요 멍멍이한테

그리고 혹시 강아지를 잃고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저도 읽은 건데 강아지는 영이 너무 맑아서 주인이 너무 슬퍼하면 좋은 곳으로 빨리 못 간데요

사랑했던 시간 많이 추억하고 아이들이 우리한테 준거 많이 감사해하고 그렇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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